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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이슈

'친환경 뽀글이'는 정말 친환경적일까?

by J.Daddy 2021.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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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볍고 따뜻하고 저렴하기까지 해서 

요즘 같은 시기에 사람들이 많이 구매하는 

플리스 재킷.

플리스는 가볍고 따뜻하면서 관리하기도 쉬워서 인기가 많죠.

최근에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플리스가 등장하면서

친환경 패션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버려진 페트병을 녹여서 실을 뽑아 옷을 만든 건데,

페트병 몇 개가 쓰였다는 문구를 읽으면

괜히 지구를 위해 꼭 사야 할 것 같은 기분도 들죠.

그런데 과연 이 플리스가 지구를 지킬까요?

 


 

플리스(fleece)는 원래 양털을 뜻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플리스는 양털과 촉감이 비슷한 

폴리에스터 플리스입니다.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터에 인공적인 보푸라기를 일으켜

보온성을 높인 소재로, 

페이크 퍼(인조털)가 주목받을 때 

양털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이제는 양털보다 인기가 많아져서 

의류를 포함해 다양한 제품에 쓰이고 있죠.

 

그런데 플리스는 대부분 100%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집니다.

이런 합성섬유는 세탁할 때마다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하게 됩니다.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옷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동물 학대를 막고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생산 과정은 친환경이겠지만,

제품이 쓰이고 버려지는 과정까지는 

친환경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히려 플리스 원단은 조직이 서로 엉기게 짜여 있기에 

세탁 시 다른 소재보다 더 많은 미세 섬유를 배출합니다. 

업계 최초로 버려진 페트병을 모아 플리스 재킷을 만든 P사는

2016년 연구에서 플리스 재킷 하나를 세탁할 때

평균 1.7g의 미세 플라스틱이 나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연구진은 플리스 재킷 5개를 비교했는데,

한 제품에서 빠져나오는 합성섬유는 

25만 개 정도로 추정되었습니다. 

 

물론 폐플라스틱으로 플리스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면서 티셔츠, 신발, 운동복, 가방 등

다양한 리사이클링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너도나도 친환경 마케팅을 내세울 때,

소비자는 더욱 냉철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세탁을 자주 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인지,

소재가 탄탄하고 직물의 짜임이 촘촘한지,

수영복이나 운동복처럼 특수한 기능이 필요한지,

재활용 폴리에스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

판매 브랜드가 환경을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의류는 그 자체로 재활용이 어렵기에 

지속 가능한 패션이라는 말이

애초에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강조하는 

'자원 순환'은 한 두 차례 재활용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생산부터 수거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말합니다. 

플라스틱을 모아 새 옷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 옷을 수거해 또 다른 제품을 만들어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패션업계가 정말 지구를 지키고 싶다면 

신제품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이미 출시한 의류를 관리 또는 수선해서

오랫동안 입을 수 있게끔 해주는

서비스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만들었다는 것으로만 광고를 할 것이 아니라,

세탁할 때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해결법을 내놓는 브랜드가 많아지길.

 

이 옷에 플라스틱병이 몇 개 들어있다는 말보다

이 플라스틱이 결국 어디로 갈 것인지

 

소비자는 이게 더 궁금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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