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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이슈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통제하겠다는 자만심 [로베스피에르/대한민국 부동산정책/루마니아 정책]

by J.Daddy 2020.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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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포스팅에서 로베스피에르라는 인물에 대해 짧게 언급했었는데, 

그의 정책을 요즘 우리나라의 현실과 대조해서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군요. 

저도 한번 더 생각을 더듬어볼 겸, 행여나 이 내용이 생소한 분들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로베스피에르와 우유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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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프랑스혁명 직후 프랑스는 가파르게 오르는 우윳값을 낮추기 위해 가격 통제 정책을 썼습니다. 

우유 가격 인상으로 서민 부담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가격통제 정책의 결과는 정부의 의도와 달랐습니다.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구입 자체가 어려워졌고, 오히려 암시장을 통해 몇 배 더 비싸게 거래되었죠.

우유를 원재료로 하는 치즈나 빵 등 다른 제품들의 가격도 급격히 뛰어올랐습니다. 

견디지 못한 국민들은 우리에게 빵과 우유를 달라며 결국 들고일어났고,

당시 정권을 쥐고 있던 자코뱅당의 로베스피에르는 국민들의 손에 의해 단두대에 올랐습니다. 

 

공포정치로 유명한 프랑스 로베스피에르의 우유 가격 통제 사례는 

전 세계에 화두를 던진 뼈아픈 기록입니다. 

선의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는 것과

시장통제는 부작용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것이죠.

 

문재인 정부에 들어 이 역사적 사건이 자주 거론되는 것은 그만큼 규제가 많다는 방증이 됩니다. 

대표적인 것은, 바로 부동산 정책이죠.

현 정부는 집권 3년 반 동안 자그마치 24번의 굵직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대부분 규제방안들로, 내놓은 대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흐르면 이를 바로잡겠다며 더 센 규제를 내놓았죠.

주택담보대출 강화, 규제지역 지정,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공시 가격 인상을 통한 세부담 강화,

개정 임대차법 시행 등은 규제가 규제를 부르며 탄생한 것들입니다. 

동시에 획일적인 규제로 시장을 이기려는 정부의 무모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들이죠.

하지만 지금 부동산 시장은 유주택자도 무주택자도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형국입니다. 

 

로베스피에르의 우유 정책도 비슷했습니다.

당시 정부는 우유 가격 통제에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자 그 원인을 '사료'에서 찾았죠.

사료 생산업자들이 너무 비싸게 가격을 책정해 우유생산이 어렵다고 본 것입니다. 

결국 우유에 이어 사료 가격까지 통제하는 것으로 잘못된 정책의 문제를 해결하려 했죠.

규제가 새로운 규제를 불러온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역사가 말해주는 잘못된 정책의 실패 사례는 이뿐이 아닙니다. 

현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자주 거론되는 것이 루마니아의 1가구 1 주택 정책입니다. 

루마니아의 자가보유율은 지난해 기준 96%에 이릅니다.

자가보유율이 높으면 주거안정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주택 수요가 그만큼 줄고 덩달아 공급도 하지 않게 됩니다. 

지금 루마니아는 주택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고, 가족 분화가 쉽지 않습니다. 

주택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현재 대한민국도 비슷한 정책을 쓰고 있어 우려가 커집니다. 

다주택자에게는 형벌적 과세 정책을 펴는 반면 무주택자에게는 다양한 청약기회를 부여하는 등 

사실상 1가구 1 주택을 원칙처럼 여기는 분위기이죠.

규제를 통한 수요 줄이기는 공급 축소로 이어지고 있고, 시장에 거래물량이 나오지 않아

오히려 집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수는 2만 8309가구로 사상 최저 수준입니다.

보통 미분양 주택은 6만 가구 정도여야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수요 등에 대비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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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로 가득한, 규제 일변도인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초기 의도조차 나쁘다고 하진 않겠습니다. 

뭐가 되었든 간에, 오해는 하기 싫고 혹시나 모르는 일이니까요.

로베스피에르의 우유 정책도 의도는 더할 나위 없이 선했다고 경제학자들은 말한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참혹하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참혹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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