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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이슈

한강의 무인도, 밤섬은 살아있는 레전드! [도시개발/대홍수/자연의 힘]

by J.Daddy 2020.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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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에 흐르는 강, 한강에는 여러 섬들이 있어왔고, 현재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많은 섬들이 도시개발이라는 목적을 위해 확장되거나 옮겨지거나 또는 아예 사라졌죠. 

그 중 대표적인 섬인 '밤섬'은 많은 사연을 갖고 있는 섬입니다. 

아주 먼 과거에는 여의도의 일부였고, 대홍수를 겪으며 분리되었으며 

1960년대에는 여의도 개발을 위해 폭파되기도 했다고 해요. 

그럼에도 여전히 서울 시민의 곁을 지키고 있는 이 밤섬, 사실은 위치는 같아도 과거와는 다른 밤섬인데요.

과연 무슨 일들이 있었던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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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섬과 여의도는 인간으로 치면 애증의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는 고립된 섬이었던 밤섬은 여의도가 점점 발달함에 따라 여의도와 하나의 지역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 둘이 갈라진 것은 대홍수 때문이죠. 

조선 시대에 쓰여진 '동국여지비고'에 의하면 밤섬과 여의도는 서로 붙어있었는데

홍수로 인해 갈라졌다고 합니다. 

여의도와 갈라선 후 밤섬은 한 때 78가구 443명의 주민이 거주할만큼 큰 섬으로 위세를 키웠습니다

 

그러한 밤섬의 명운이 단숨에 기울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이뤄진 대대적인 도시개발 시절입니다. 

여의도 개발이 확정되면서 1968년 2월, 정부는 밤섬을 폭파해버리죠. 

여의도 개발에 쓰일 잡석을 채취하고, 한강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합니다. 

여의도의 제방인 '윤중제'에는 돌 400만개가 사용되었는데, 이 골재가 바로 밤섬을 폭파시켜 나온 잡석들입니다. 

이때의 폭파로 밤섬 대부분이 유실되어 이 곳에 살던 주민들은 실향민이 되었고 

마포구 창전동 일대로 이주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밤섬은 역사 속으로 영영 사라지는 듯 했었죠. 

 

1987년 한강종합개발이 끝나면서 수면 아래로 사라졌던 밤섬이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2013년 서울시가 위성항법장치로 밤섬의 면적을 측량한 결과 폭파 전에 1966년 4만 5,000㎡였던 면적이

27만 9,000㎡로 오히려 6.2배나 넓어졌습니다. 

이는 서울광장 21개와 맞먹는 규모와도 같죠. 

수면 아래 남아있던 암반층에 돌과 모래가 점점 쌓이면서 해마다 평균 4,400㎡씩 확장된 셈입니다. 

새로 생긴 밤섬은 폭파의 영향으로 윗섬과 아랫섬으로 나뉘어졌는데

윗밤섬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랫밤섬은 마포구 당인동에 속해있습니다. 

부활한 밤섬에는 바람과 물에 실려온 씨앗들이 싹을 틔워 숲이 우거졌고

이제는 서울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가 되었습니다. 

 

면적이 넓어졌지만 여전히 밤섬은 무인도입니다. 

1999년 서울시가 밤섬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정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기 때문인데, 

2012년에는 철새 등 물새 서식지로 보전 가치가 있다고 인정받아 람사르 습지로 지정되기까지 했습니다. 

1년에 한 두 번, 쓰레기를 수거하고 밤섬의 생태계를 조사하기 위해 관계자들이 배를 타고 

밤섬에 들어가는 것이 밤섬 출입의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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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개발을 위해 인위적으로 없앤 섬이지만 자연의 힘으로 부활한 밤섬을 보면

새삼 자연의 그 힘이 위대하다고 느껴집니다. 

밤섬의 이름을 딴 아파트도 늘어나고 있죠. 

 

인간을 위해 자연을 파괴해서라도 개발이 필요하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을, 

밤섬이 살아있음으로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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