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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이슈

황소를 삼킨 뱀,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

by J.Daddy 202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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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중흥 그룹이 대우건설 인수 마무리 중입니다.

이번 인수로 중흥 그룹은 업계에서 

톱 3 건설사로 올라서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큰 대우건설을 품는 과정에서

승자의 저주를 피해야 한다는 

숙제 또한 안게 되었습니다. 

 


 

중흥 그룹은 지난 9일 대우건설 지분의 50.75%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올 7월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지분 매입 가격은 7월 입찰 당시 써냈던 

2조 1000억 원에서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중흥 그룹은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 심사도 신청할 예정입니다.

통상적으로 한두 달이 걸리는 기업결합 심사가 끝나면

내년 초 대우건설 인수는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종합건설사 시공능력 평가에서 

대우건설은 5위,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각각 17위, 45위였습니다.

세 회사의 시공능력 평가액을 합치면

GS건설, 포스코건설을 넘어서게 됩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에 이은 업계 3위에 해당하는 실적입니다.

 

중흥 그룹은 대우건설을 당장 화학적으로 통합하는 대신

독립경영을 보장하기로 했습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과정에서 

대우건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임직원 처우 또한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로 보입니다.

중흥 그룹은 임직원 고용 승계, 건설업계 최고 수준 임직원 처우,

내부 승진 보장 및 능력 중심의 발탁 인사,

부채비율 개선 등을 약속했습니다.

 

대우건설의 주거 브랜드인 '푸르지오'를 

중흥 그룹 주거 브랜드 '중흥 S클래스'와 통합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시장에 더 널리 알려져 있는 푸르지오 브랜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실리적이란 판단도 작용했을 겁니다.

 

중흥 그룹에서 단독 경영을 보장한 만큼

합병을 통해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2년간은 대우건설이 그동안 쌓아놨던 

주택 분양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좋게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중흥 그룹은 대우건설 해외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정창선 중흥 그룹 회장은 인수 전부터

해외 건설 사업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대우건설에

매력을 느꼈다고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정 회장은 SPA 체결식 직후 대우건설 임직원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해외 역량이 뛰어난 대우건설 인수는 

중흥 그룹 제2의 창업과도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정 회장은 안정적인 기업경영을 저해해 왔던 

높은 부채비율을 앞으로 낮춰나갈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284%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105%까지 낮추겠다는 것이 중흥 그룹의 목표입니다.

 

공정위 심사가 끝나면 대우건설은 10여 년 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됩니다.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대우건설은 

오랫동안 주인 없는 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2006년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하긴 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2010년 주채권은행인

KDB 산업은행에 재매각되었습니다.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외부 자금을 끌어오는 바람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 인수는

대표적인 '승자의 저주'로 기록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으나

대우건설의 해외 사업 손실액이 드러나면서 무산되었습니다.

 

중흥건설은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중흥 그룹은 외부에서 재무적 투자자를 유치하지 않고

그룹 자본으로만 인수 비용을 조달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모로 고초를 겪었던 대우건설이

이번에는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 

두 기업의 시너지 효과가 제대로 만들어지길 기원합니다.

뱀이 황소를 삼키려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건전하고 건강한 그룹 합병의 모습을 보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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