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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이슈

시상하부 크기와 자상한 아빠의 상관 관계

by J.Daddy 202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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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가정에서 일어난 생활변화 가운데 하나는

남자들이 가사와 육아일을

분담하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점이죠.

이것은 당사자에게는 또 다른 스트레스 요인일 수도 있지만,

가정생활 전체로 보자면 평소 부족했던 아빠와 자녀의

교류 기회를 그만큼 늘려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영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부성애연구소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2045명의 영국 아빠들을 조사한 결과

많은 이가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는 일에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 보낸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부모로서 더 자신감을 갖게 되었고

자녀와의 관계도 더 좋아졌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심리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진이 자상한 아빠들의 뇌를 살펴본 결과,

그렇지 않은 아빠들보다 시상하부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 학술지 '사회 신경과학'에 발표되었습니다.

 

시상하부는 호르몬 생산이나 체온 유지, 식욕, 갈증 같은

다양한 생리적 과정과 감정에 관여하는 부위입니다.

모든 감각을 대뇌 피질로 전달할 때

중계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 군집인 시상의 아래쪽에 있다고 해서

시상하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크기는 아몬드 정도로 작지만 뇌의 중심부 자리에서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연구진은 아동 발달에 아빠가 끼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66명의 아빠와 5~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몇 가지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우선 이들에게 함께 또는 각각 퍼즐을 풀도록 하고,

그 시간 동안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기로 

이들의 뇌를 스캐닝했습니다.

이 장치는 모자 형태의 광센서를 이용해 뇌의 활동을 기록합니다.

연구진이 이 장치를 쓴 것은 퍼즐을 푸는 동안 

아빠와 아이들의 뇌가 서로 동기화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습니다. 

동기화란 거의 동시에 같은 뇌 영역에서

활동이 감소하거나 활발해지는 것을 말합니다. 

 

연구진은 이어 자기 공명 영상(MRI)으로

50명의 아빠 뇌를 촬영했습니다.

연구진은 특히 시상하부의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빠들에게 육아 관념과 관련한 

두 가지 설문지를 돌렸습니다.

첫 번째 설문지는

자신이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다고 얼마나 믿는지,

아이에게 얼마나 민감해야 한다고 믿는지,

또 아이의 발달에 얼마나 관여하는지 등

아빠의 역할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두 번째 설문지는

아이들과 시간 보내는 걸 

얼마나 즐기는지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분석 결과, 첫 번째 설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아빠들의 뇌가 

퍼즐을 푸는 동안 자녀의 뇌와 동기화하는 현상이

더 강했습니다.

또 뇌를 촬영한 아빠 50명의 영상을 분석한 결과

특히 시상하부의 크기가 아빠의 돌봄 신념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 설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아빠일수록 

시상하부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시상하부가 큰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더 잘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아빠의 뇌 시상하부 크기와

자녀 돌봄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줍니다.

다만 시상하부 크기가 좋은 아빠가 되는 데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

아니면 좋은 아빠가 되고자 하는 노력이

시상하부를 키우는지는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아빠가 육아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고 있는지가

육아 개입과 능력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라는 것은

이전에 이미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생물학적 차원에서 

아빠의 육아 관념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저도 코로나로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지 못했을 때

집에서 둘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야외 활동을 많이 하지 못하니 답답한 면도 있었지만

아이와 유대감이 강해지는 걸 느끼면서 

아빠로서 기분이 많이 좋더군요.

오히려 거리두기 완화로 근무 시간이 많아지니

아이와 보내는 시간이 줄어드는 게 속상할 정도니까요.

 

연구 결과를 떠나서,

아이와 가능한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아빠와도 더 가깝고 행복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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